본문 바로가기

PM 기록

내일배움캠프 PM 부트캠프 TIL: 해결방안부터 잡으려다 혼난 날

오늘 팀 프로젝트에서 꽤 뼈아픈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데스크리서치는 다 해놓고 문제 정의도 없이

"음식배달 사용자한테 장보기 노출하면 되지 않나요?"라고 했다가 딱 걸렸어요..

"문제가 뭔지도 모르면서 해결책을 어떻게 잡느냐"는 피드백을 들었고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PM 관점에서 생각하는 훈련이 아직 부족하다는 걸 오늘 느꼈습니다ㅜ


문제 정의 없이 해결책부터 잡으면 생기는 일

팀이 배달의민족 퀵커머스 성장 전략을 주제로 데스크리서치를 마친 뒤,

자연스럽게 "음식배달 사용자를 장보기로 연결하자"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 안 나온 상태입니다. 문제를 먼저 정의해야 솔루션 방향이 나옵니다."

 

돌이켜보면 당연한 말인데, 데이터를 보다 보면 자꾸 "이러면 되겠다"는 생각이 먼저 튀어나오더라구요

고쳐야지..


팀이 정리한 문제 현상 6가지

팀원들과 리서치를 통합하면서 공통으로 나온 문제 현상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현상 고객이 느끼는 문제 근거 수준
① 고비용 발생 배달비가 상품값보다 비싸서 구매를 포기한다 근거 있음
② 혜택 인지 불일치 혜택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해당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가상 데이터 + 앱 구조 확인
③ 음식배달 사용자 전환 안 됨 배민을 자주 쓰지만 장보기가 필요한 순간 배민을 떠올리지 않는다 가설 수준
④ 기존 사용자 빈도/객단가 약함 급하게 필요한 것 하나만 사고 끝낸다 가설 수준
⑤ 포지셔닝 모호 쿠팡, 컬리 대비 배민 장보기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근거 있음
⑥ 고마진 상품 어필 약함 고객 관점 정의 불가 (기업 수익 관점 개념)

 

여기서 중요한 작업이 있었습니다. 각 현상을 세 가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 근거 강도: 공개 데이터/실제 수치가 있는가?
  • 고객 관점 정의 가능 여부: 고객이 실제로 느끼는 문제로 표현 가능한가?
  • 앱 통제 가능 여부: 앱 기획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

*⑥번 "고마진 상품 어필 약함"은 고객 관점 정의 자체가 불가능한 현상으로 정의했습니다.

고객은 어떤 상품이 고마진인지 모르고 안다 하더라도 고객 문제 해결과 연관되는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마케터 경험에서 나온 인사이트

오늘 논의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음식배달하는 사람에게 장보기를 노출하면 되지 않냐"는 방향에 의문을 제기한 것인데요...

ㄴ데스크 리서치를 마치고 나서 저도 이 의견을 제시했었습니다 ㅎ

 

예전에 미백크림 + 괄사 세트를 기획한 적이 있었어요.

미백크림 재고를 빨리 털어야 하는데, 광고를 아무리 돌려도 미백크림은 절대 안팔리고

애꿎은 괄사만 계속 팔리더라구요. 

 

그래서 괄사랑 미백크림을 묶어서 빨리 털어버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추어라면.. 나름 합리적인 생각이라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떤 구실을 만들어도 안 팔렸고,

엔드베네핏이 다른 두 제품을 묶으면 소비자 입장에서 팔이처럼 느껴진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결국 제품 하나의 매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선회해서 GWP를 강화했고, 그게 훨씬 잘 됐어요.

배민도 비슷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구분 음식 배달 장보기/쇼핑
사용자 행동 탐색형 (뭐 먹지?) 목적형 (두부 사야지)
의사결정 기준 메뉴, 배달시간, 리뷰 가격, 상품 구색, 신뢰
진입 맥락 즉흥적 계획적

 

목적이 다른 두 행동을 억지로 연결하면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팀원들도 "그렇게 생각 못 했는데 맞는 말"이라고 했고, 이 관점이 이후 문제 정의 방향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사용자 여정으로 문제를 나눠야 우선순위가 보인다

6가지 현상을 하나의 핵심 문제로 묶으려고 하니 저는 더 헷갈리더라구요.

사용자 여정별로 나누는 게 훨씬 명확했습니다.

 

배민 앱 실행
↓
장보기 탭 진입        ← ③⑤ 여기서 막힘 (진입 문제)
↓
구매 결정            ← ①② 여기서 막힘 (전환 문제)
↓
첫 구매 완료
↓
재구매               ← ④ 여기서 막힘 (재구매 문제)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기준은 퍼널이었습니다.

과연 지금 우리는 어떤 퍼널에 집중해야 하는가?

"배민 장보기를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이 더 많은가, 써봤는데 안 돌아오는 사람이 더 많은가?"

 

배민 MAU 약 2,400만명 중 B마트 누적 주문 고객이 800만명이라는 건(확실X, 주어진 데이터셋을 최대한 활용하여 추측)

아직 장보기를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이 훨씬 많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뒷단계(전환, 재구매) 개선보다 진입 단계가 선행 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팀장님이 오늘 회의에서 DOs and DON'Ts를 정한 방식도 인상적이었어요

 

이번 회의에서 하지 않을 것

  • 솔루션 아이디어 확정
  • 기능 우선순위 결정
  • 개인 의견만으로 문제 선택

이번 회의에서 할 것

  • 각자가 어떤 문제를 핵심 문제로 봤는지 공유
  • 문제 정의의 근거 확인
  • 객관적 기준으로 핵심 문제 후보 평가
  • 팀 최종 문제 정의 방향 합의

나중에 리더가 될 일이 있다면 써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ㅎㅎ

 

 


오늘의 핵심 문제 정의

항목 내용
타깃 사용자 배민 음식배달 주이용자 중 퀵커머스를 써본 적 없거나 재방문하지 않은 사용자
문제 상황 장보기가 필요한 순간에 배민을 떠올리지 않는다. 음식배달↔장보기 탭이 완전 분리된 구조로 크로스 진입 흐름이 없다
핵심 원인 경쟁사는 기존 강점을 퀵커머스로 확장하며 차별점을 만들고 있는 반면, 배민은 음식배달 강점을 퀵커머스 진입 경험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근거 자료 배민 MAU 2,400만 vs B마트 누적 800만 / 쿠팡이츠 MAU 전년比 32% 증가 / 앱 구조 직접 확인
매출 연결 음식배달 트래픽의 퀵커머스 전환 → 신규 고객 수 증가 → 재구매 시 거래액·객단가 개선
추가 확인 필요 사용자가 장보기 탭을 인지하고도 안 쓰는지 vs 아예 모르는지 구분 필요

회고

데스크리서치는 문제 정의의 재료일 뿐이고,

재료를 아무리 많이 모아도 문제를 정의하지 않으면 해결책은 그냥 아이디어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내일은 팀과 핵심 문제를 최종 합의하고 가설 설정 단계로 넘어갑니다!

가설을 세우는 게 생각보다 까다롭다는 걸 오늘 미리 경험했는데,

"if X then Y" 구조를 지키면서도 검증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연습을 해봐야겠습니다.